방송작가

요즘 뭐 봐?

야한 영화 아님 주의!!

넷플릭스 <욕조 속의 여자>

요즘 뭐 봐?

야한 영화 아님 주의!!

넷플릭스 <욕조 속의 여자>

김현주² 한국방송작가협회 회원

  •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성경섭의 뉴스터치>
  • KBS 라디오 <홍사훈의 경제쇼>, <문화기행>, <한국, 오늘과 내일>

김현주² 한국방송작가협회 회원

  •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성경섭의 뉴스터치>
  • KBS 라디오 <홍사훈의 경제쇼>, <문화기행>,
  • <한국, 오늘과 내일>

반백 살의 절반을 작가로 살았다. 앞으로 살아가는 동안에도 작가일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튼 현재는 방송작가로 밥벌이를 하고 있고, 앞으로는? 장담하지 않으련다.

하루의 3분의 2를 밥벌이에 할애한다. “좋아서 하는 일이라 하나도 힘들지 않아요~”라고 하고 싶지만 아니다.
힘들다.
≪부의 시나리오≫, ≪돈의 역사는 되풀이된다≫, ≪투자의 본질≫, ≪부동산 공부는 처음이라≫, ≪부의 대이동≫, ≪인플레이션 이야기≫, ≪투자의 신세계≫, ≪컨슈머인사이트≫, ≪매매의 기술≫ 그리고….
언감생심 경제 프로그램을 맡은 뒤 읽어간 책들이다. 책장을 빼곡히 채워가는 경제 서적을 보니 ‘한껏 뿌듯하겠구나~’ 싶지만, 아니다. 어렵다.

어렵사리 원고 한 편을 끝냈다. 드디어 한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
일과 일 사이, 틈이 나면 영화를 본다. 1시간, 길면 2시간 넉넉히 현실을 잊을 수 있는 마약 같은 존재. 내게 영화가 그렇다.
넷플릭스 속 수많은 영화들이 나의 선택을 기다린다. 오늘은 무엇을 볼까?

<욕조 속의 여자>. THE GIRL IN THE BATHTUB.
제목이 야하다. 클릭!

젊고 아름다운 27살의 ‘줄리아 로’. 직장 상사이자 내연 관계인 유명 변호사 ‘척’의 욕조에서 죽은 채로 발견된다. 욕조 속 주검이 되기 전까지의 이야기를 그녀의 시점에서 그려지면서 범인이 누구인지 추측하며 보게 되는 영화.

줄리아 로는 외롭다. 자신을 사랑해주는 내연남 척과 여전히 만남을 이어가고자 하는 전 남친 ‘폴’, 가장 잘 이해해 주지만 일주일에 단 하루, 몇 시간만 함께할 수 있는 유부남 ‘닐’.
세 명의 남자가 있지만 글쎄올시다. 줄리아는 여전히 외로웠고, 숙취 속에 잠이 깬 그녀에게 윙크를 보내는 건 벽에 그려진 ‘에이미 와인하우스’뿐이었다.

27살 생일을 맞기 전 줄리아는 결심한다. 술을 끊고 새 삶을 살기로. 모임에도 나가고 상담도 받고 약도 처방받는다. 하지만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함께 지내던 척이 자신의 별장으로 휴가를 간 사이 줄리아는 약과 술을 마신 뒤 욕조에서 잠이 든다. 그리고 발견된다. 죽은 채.

줄리아가 죽기 전 몇 시간. 늦은 밤에서 새벽까지 여러 사람들에게 문자를 보내고 전화를 건다. 하지만 실제로 통화된 사람은 단 한 명. 알코올중독 치유 모임에서 만난 여성이다.

“통화 가능하세요?”
“누구죠?”
“줄리아예요. 너무 늦은 시간이죠?”
“아니에요. 무슨 일로?”
“뭐 그냥… 잘 지내시죠?”

주변이 꽤 시끄럽다.

“전화 받기 곤란하시면 다음에 걸까요?”
“아, 죄송해요. 지금 공항이에요. 신혼여행 가려고요.”
“오, 축하해요. 사귀던 남자분인가요?”
“아니요. 나를 돌봐주던 여자분이에요.”
“그래요. 잘 다녀오세요. 행복하시고요.”
“네. 고마워요. 잘 지내세요.”

줄리아에게는 자신을 견고하게 지지해줄 남자, 혹은 단 한 명의 여자도 없었다.
안 하느니만 못한 통화 뒤 계속 술을 마셨고, 약도 좀 했다. 그리고 끝!

‘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을까?’라는 생각을 잠시 하다 접었다. 아무리 그래도 똥밭은 아니지.
2013년 5월, 필라델피아 가십난을 뜨겁게 달궜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옳다구나, 야한 영화로구나~’ 기대하고 들어가면 큰코다치는 영화지만, 기대 없이 보면 의외로 재미있는 영화. 아무튼 <욕조 속의 여자>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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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10월호_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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