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

지금 이 작품

이런 썰, 한번 들어보시겠습니까

KBS Joy <썰바이벌> 김배근 작가

글·사진 김선미 편집자

지금 이 작품

이런 썰, 한번 들어보시겠습니까

KBS Joy <썰바이벌>
김배근 작가

글·사진 김선미 편집자

사연 프로그램의 작가들을 인터뷰해보면 예외 없이 나오는 말이 있다. “현실은 더해요.”
독한 썰에 이어지는 더 독한 썰들. 표면적으로는 누구의 사연이 제일 독한지 겨루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지만, 세상에는 이런 사람도 있고, 이런 사연, 이런 아픔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데 이 프로그램의 진정한 의미가 있다고 그는 말했다.
세상사 단맛 쓴맛 짠맛까지 가득 담겨있는 썰들의 대결로 오늘도 시청자들을 함께 울고 웃게 만든, 김배근 작가를 만났다.

썰과 썰이 맞붙는 <썰바이벌>. 전국 각지에서 혀를 내두를만한 사연들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들어 치열한 대결을 펼치고, 이 기구한 사연들에 과몰입(?)한 세 명 MC의 공감과 열띤 토론을 바탕으로 매주 최고의 레전드 사연을 뽑는다.

밸런스 게임(상반되는 두 조건을 설정하고 선택하는 게임)이 한창 유행일 때였어요. 밸런스 게임이 기본적으로 극단을 향하는 방식이고, 요즘 극한 썰들이 많이 공유가 되는데 이걸 한번 붙여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 들어 기획을 해봤죠. 그런데 지금 연출을 맡은 심소희 PD님이 마침 썰을 소재로 하는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었던 거예요. 그렇게 기획이 합쳐져 <썰바이벌>이 만들어졌어요.

나래는 신인 시절부터 함께 해왔던 친구고, 케미를 기대하면서 황보라, 김지민 씨를 섭외해 3MC 라인을 구성했어요. 나래는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좋아하고 많이 알아요. 일단 워낙 선수다 보니 어느 선까지 어떻게 표현해야 하는지도 잘 알죠. 보라 씨는 공감형 캐릭터인 것 같아요. 공감을 잘하는데 그걸 단어가 아니라 온몸으로 표현하는 스타일이에요(웃음). 보라 씨가 감정파라면 지민 씨는 현실파 느낌이거든요. 그래서 밸런스 게임을 하거나 ‘레전 썰’을 뽑을 때 둘이 대립각을 세우는 경우가 많았죠. 둘의 다른 성향으로 그런 구도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 그렇게 가더라고요. 이런 MC들의 합에, 아까 말한 심소희 PD부터 이지희·조재영 PD, 1회부터 함께하고 있는 백은실·노수정 작가까지 모두의 고생이 더해져서 프로그램이 지금까지 자리 잡을 수 있었어요.

KBS Joy <썰바이벌> 스튜디오 녹화현장, 필자제공

가치관도 개성도 제각각인 세 여성의 공방으로도 프로그램을 채우는 데는 부족함이 없어 보이지만, 김배근 작가는 이에 그치지 않고 조금 더 욕심을 냈다.

매주 게스트가 한 명씩 출연하는데, 세 MC와는 좀 다른 시각의 이야기를 해주는 사람이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 예를 들면, 배우 서이숙 씨가 나왔을 때 시청률이 잘 나왔었거든요. MC들은 30대 중후반의 여성이잖아요. 그 윗세대의 시선, 어른의 시선으로 바라봤을 때 할 수 있는 얘기들을 해줄 수 있는 거죠. 남자 게스트들이 출연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고요.
의도치 않게 사연과 맞아떨어지게 출연해 재미가 커졌던 경우도 있었어요. 고은아 씨가 게스트로 나왔었는데, 그날 남자친구의 청결 문제에 대해 썰을 푸는 사연이 나갔거든요. 화장실에서 볼일 보면서 음식을 먹는다거나 속옷을 싱크대에서 빨고 뭐 이런 얘기들. 다들 경악하면서 리액션을 하는데 고은아 씨 혼자 “저게 왜?” 하는 반응인 거예요. 본인한텐 이상한 게 아닌 거죠(웃음).

연신 혀를 내두르게 만드는 썰들에 시청자들에게서 가장 많이 나오는 반응은 “이거 주작 아니야?”, “차라리 주작이었으면 좋겠다” 같은 것들이지만, 웬걸, 현실은 훨씬 경악스럽다.

한 여자분이 보낸 사연인데, 남자친구가 자기 친구 두 명을 임신시켰대요. 근데, 사실 더 많았어요. 오히려 수를 줄여서 내보낸 거예요. 안타까운 게, 사연자들이 나와서 직접 얘기를 하면 아무리 황당한 얘기여도 믿거든요. 근데 저희 프로그램은 그게 아니다 보니 진정성을 의심받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증거사진을 한 번씩 보여주거나 전화통화를 한다든가, 얼마 전에는 사연자분들이 가면을 쓰고 출연을 하는 ‘썰남썰녀’ 특집을 하기도 했어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쓰고 있는데 여전히 이 부분이 좀 고민이고요. 불행하고 황당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가지만 안타까운 사연들도 많아요. 엄마가 갑자기 바람이 든 것처럼 밖으로 돌고 안 하던 행동들을 하더래요. 그러려니 했는데 어느 날은 문신 잘하는 곳 있냐고 묻더라는 거예요. 적당히 좀 하라고 핀잔을 주고 넘어갔는데, 어느 날 보니 엄마 몸에 문신이 있어요. 딸 이름하고 전화번호. 치매가 왔던 거예요. 완전히 눈물바다였어요.
한 여자분이 보낸 사연인데, 남자친구가 자기 친구 두 명을 임신시켰대요. 근데, 사실 더 많았어요. 오히려 수를 줄여서 내보낸 거예요. 안타까운 게, 사연자들이 나와서 직접 얘기를 하면 아무리 황당한 얘기여도 믿거든요. 근데 저희 프로그램은 그게 아니다 보니 진정성을 의심받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증거사진을 한 번씩 보여주거나 전화통화를 한다든가, 얼마 전에는 사연자분들이 가면을 쓰고 출연을 하는 ‘썰남썰녀’ 특집을 하기도 했어요. 여러
가지 방법들을 쓰고 있는데 여전히 이 부분이 좀 고민이고요. 불행하고 황당한 이야기들이 많이 나가지만 안타까운 사연들도 많아요. 엄마가 갑자기 바람이 든 것처럼 밖으로 돌고 안 하던 행동들을 하더래요. 그러려니 했는데 어느 날은 문신 잘하는 곳 있냐고 묻더라는 거예요. 적당히 좀 하라고 핀잔을 주고 넘어갔는데, 어느 날 보니 엄마 몸에 문신이 있어요. 딸 이름하고 전화번호. 치매가 왔던 거예요. 완전히 눈물바다였어요.

이번 <썰바이벌>은 그의 집필 경력을 채우는 수많은 프로그램 중 하나일 뿐이다. 2003년 KBS <스펀지>로 데뷔, 2005년부터 <개그콘서트>(이하 개콘)에 합류에 쌓은 노하우로 tvN <코미디빅리그>를 탄생시켜 9년 동안 자리를 지켰다. <비틀즈 코드 2>, <기막힌 외출 갑을전쟁 2>, <렛츠고시간탐험대 1, 2>, <맛있는 녀석들>, <스탠드 업!>, <외식하는 날 1, 2>, <장르만 코미디>, <갬성캠핑> 등 이외에도 수많은 프로그램을 기획하거나 집필해왔는데, 그중에서도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건 역시나 코미디 프로그램 작가로서 보낸 시간이다. <개콘>, <폭소클럽 2>,   <개그스타>, <코미디 희희낙락>, <웃음충전소-타짱> 등 KBS에서 한 프로그램만도 다수다.

코미디 프로그램만 따져도 15년 넘게 했으니까요. KBS <개그스타>와 tvN <코미디빅리그>, MBN <개그공화국> 이 세 편을 동시에 한 적이 있었어요. 주변에서 기록이라 그러더라고요. 공중파, 케이블, 종편의 코미디 프로그램을 동시에 하고 있는 사람은 처음일 거라고(웃음). <코미디빅리그> 제작진들끼리 “목표는 <개콘>이다. <개콘>을 이기자” 했었어요. 제작진들이 다 <개콘> 출신이었거든요. 아무래도 공중파보다는 케이블 심의가 덜 엄격했고 그런 면에서 좀 더 독하게 갈 수 있는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코미디의 저변을 좀 넓혔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넓힌 게 아니라, 죽인 거더라고요. 기존 코미디들이 상대적으로 심심해 보이게 된 거예요. 자극적으로 할 수가 없으니.

<개콘>이 거의 막바지였을 때 <스탠드 업!>을 했는데,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고 한 거였지만 생각보다 반응이 없었고요. 한번 하락의 흐름을 타버리면 반등이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도 개그맨들이 유튜브에서 워낙 잘하고 있으니까. <개콘> 터줏대감이었던 김대희 형은 <개콘> 코너에서 ‘꼰대희’라는 걸 만들어서 잘됐고, <흔한 남매>, <급식왕> 이런 채널들 완전 인기 채널이잖아요. 또 <SNL 코리아>도 시즌 10으로 다시 이어가더라고요. 그런 거 보면 코미디가 없어질 것 같진 않아요. 방송가에는 코미디를 정말 사랑하고 열정을 갖고 계신 분들이 있어요. 그분들이 계시는 한 어떠한 형식으로 부활을 하겠죠.

코미디 프로그램만 따져도 15년 넘게 했으니까요. KBS <개그스타>와 tvN <코미디빅리그>, MBN <개그공화국> 이 세 편을 동시에 한 적이 있었어요. 주변에서 기록이라 그러더라고요. 공중파, 케이블, 종편의 코미디 프로그램을 동시에 하고 있는 사람은 처음일 거라고(웃음). <코미디빅리그> 제작진들끼리 “목표는    <개콘>이다. <개콘>을 이기자” 했었어요. 제작진들이 다 <개콘> 출신이었거든요. 아무래도 공중파보다는 케이블 심의가 덜 엄격했고 그런 면에서 좀 더 독하게

갈 수 있는 부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희가 코미디의 저변을 좀 넓혔다고 생각을 했거든요? 그런데 넓힌 게 아니라, 죽인 거더라고요. 기존 코미디들이 상대적으로 심심해 보이게 된 거예요. 자극적으로 할 수가 없으니.

<개콘>이 거의 막바지였을 때 <스탠드 업!>을 했는데, 새로운 시도를 해보려고 한 거였지만 생각보다 반응이 없었고요. 한번 하락의 흐름을 타버리면 반등이 너무 어려운 것 같아요. 그래도 개그맨들이 유튜브에서 워낙 잘하고 있으니까. <개콘> 터줏대감이었던 김대희 형은 <개콘> 코너에서 ‘꼰대희’라는 걸 만들어서 잘됐고, <흔한 남매>, <급식왕> 이런 채널들 완전 인기 채널이잖아요. 또  <SNL 코리아>도 시즌 10으로 다시 이어가더라고요. 그런 거 보면 코미디가 없어질 것 같진 않아요. 방송가에는 코미디를 정말 사랑하고 열정을 갖고 계신 분들이 있어요. 그분들이 계시는 한 어떠한 형식으로 부활을 하겠죠.

코미디를 사랑하는 김배근 작가 역시 20년간 예능작가로 쌓아온 역량을 현재 유튜브에서 한껏 발휘, 방송과 웹을 오가며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초등학생을 타깃으로 하는 가족 시트콤 형식의 유튜브 채널 <웃짜가족>은 개설한 지 1년 반 남짓된 채널이지만 벌써 구독자 수 10만 명을 넘어 실버 버튼까지 획득하며 인기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좌)김배근 작가가 운영하고 있는 유튜브 채널 <웃짜가족>
(우) <웃짜가족>으로 받은 유튜브 실버버튼, 필자 제공        

유튜브를 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뭐냐면, IP예요. 내가 프로그램 기획을 했는데 IP를 가질 수가 없잖아요. 아, 내가 IP를 가질 수 있는 일을 해야겠다 싶어서 유튜브 한 거예요. <시간탐험대>를 제가 기획해서 만들었는데, 중국에서 대박이 난 거예요. 7억 뷰씩 나오고. <맛있는 녀석들>도 마찬가지고요. 기획을 제가 했지만 제가 갖는 건 재방료 조금이더라고요. 아무리 잘돼도 제 것이 아닌 거죠.

방송 콘텐츠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면 자기가 IP를 가질 수 있는 걸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이제 플랫폼이 있으니까 그게 가능하잖아요. 처음에 유튜브 한다고 했을 때 다들 “그걸 왜 해?” 이랬어요(웃음). 어디서 투자를 받아서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제가 휴대폰 하나 들고 개그맨 지망생 둘 데리고 그렇게 시작했으니까. 초반엔 영상 퀄리티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어요. 그리고 그때 서울호서예술실용전문학교 겸임교수 자리도 이 유튜브 하겠다고 마다했으니 사람들이 이해를 못 하는 거죠. 그런데 이제 구독자가 10만 명 넘어가고 하니까 주변 작가들이 ‘아, 나도 유튜브 할 걸’ 이러더라고요. 재능TV와도 계약했어요. 판권을 갖고 재능TV에다 납품을 하는 거예요.
제가 최근에 한 대표님하고 유튜브 제작회사를 만들었거든요. 셀럽들과 계약해서 유튜브를 준비하고 있고, OTT와 협업을 진행 중이에요. 이런 게 가능했던 건, 어쨌든 제가 유튜브 경험이 있기 때문이죠. 양질의 콘텐츠를 만들 줄 알고 꾸준히 한다면, 자기 것을 하는 게 나은 것 같아요. 우리 작가들은 그걸 할 수 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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