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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엔 무슨 이야기가 있을까?

EBS <건축탐구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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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집엔 무슨 이야기가 있을까?

EBS <건축탐구 집>

조미진 한국방송작가협회 회원

  • KBS <추적60분>, <슈퍼피쉬> 5부작
  • SBS <임성훈의 세븐데이즈>, <뉴스추적>
  • EBS <지식채널e>, <다큐프라임>

조미진 한국방송작가협회 회원

  • KBS <추적60분>, <슈퍼피쉬> 5부작
  • SBS <임성훈의 세븐데이즈>, <뉴스추적>
  • EBS <지식채널e>, <다큐프라임>
집과 사람의 이야기를 ‘매의 눈’으로 탐색 중인 작가와 연출가, 필자 제공
EBS <건축탐구 집>이 어느덧 100회를 맞았다. 전국 방방곡곡 집을 찾아 헤맨 지도 2년 반. 프로그램에 합류하기 전만 해도 ‘건축’에 대한 오해가 적지 않았다. ‘살고 싶은 집’보다 ‘사고 싶은 집’이 더 각광받는 시대에 과연 ‘자기만의 집’을 짓고 사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돈과 시간의 여유가 있는 사람들만의 선택지는 아닐까? 회를 거듭할수록 이런 생각이 얼마나 큰 오해였는지를 알게 됐다. 누군가는 100년 된 헛간을 개조했고, 누군가는 3평의 작은 마당에서도 온전한 휴식을 누렸으며, 또 누군가는 가족의 안식처를 짓기 위해 10년이라는 시간을 투자하기도 했다. 사진 속의 집이 바로 10년을 준비한 끝에 한 아버지가 8천만 원을 들여 직접 지은 집이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살고 싶은 공간’을 짓고 그 속에 ‘시간’을 채우고 있었다. 어쩌면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의 마음속에 ‘꿈의 집’이 한 채씩 지어져 있을지 모를 일이다. <건축탐구 집>이 그간 사랑받을 수 있었던 이유도 그런 평범한 사람들에게 희망을 불어 넣어주었기 때문은 아니었을까?
개인적으로는 이 프로그램이 과거와 화해하는 계기가 됐다. 고백건대 평생 단독주택을 꼿꼿이 고수했던 부모님께 재테크에 실패했다는 핀잔을 일삼곤 했던 딸이었다. 아버지가 돌아가시고도 오래된 집을 지키는 어머니를 이해하지 못했던 내게, 이 프로그램은 세찬 죽비가 되어 돌아왔다. 작은 마당을 지키던 진돗개에서부터 시고르 자브종(시골 잡종)의 생로병사를 함께 했던 추억, 옥상에서 함께 바라보던 별빛, 온 가족이 둘러앉아 만두피를 밀고 주전자 뚜껑으로 눌러 빚어 먹던 기억 등등. 집값에 눈이 어두워 까맣게 잊어버렸던, 그 집에 담긴 수많은 이야기들이 얼마나 귀한 유산이었는지를 돌아보라고 말이다.
『집은 사람이 완성하는 것이다.』 <건축탐구 집>을 통해 얻은 한 줄의 문장으로 꼽고 싶은 말이다. 그 집이 단독주택이건 아파트건, 혹은 크든 작든, 건축 양식이 어떻든지 간에 그 공간에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채워 넣고 진짜 집을 완성해가는 사람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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