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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뇌과학 ·

뇌과학자가 쓰는 편지

무엇이 재미있는가

· 뇌과학 ·

뇌과학자가 쓰는 편지

무엇이 재미있는가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

現 궁금한뇌연구소 대표
前 현대자동차그룹 전략기술본부 미래기술전략팀장
前 미국 Rutgers대학교 인지과학연구센터 연구원
독일 막스플랑크 뇌공학연구소 인간 지각·인지 및 행동 박사
독일 콘스탄츠 대학교 신경생물학 석사
tvN 알쓸신잡 시즌2, 어쩌다어른 등 다수 방송 출연
독일과학교육부 주관 과학경연대회 ‘사이언스슬램’ 2014년 우승
저서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 ≪뇌는 춤추고 싶다≫
≪십대, 미래를 과학하라!≫ (공저)

뇌과학자 장동선 박사

  • 現 궁금한뇌연구소 대표
  • 前 현대자동차그룹 전략기술본부 미래기술전략팀장
  • 前 미국 Rutgers대학교 인지과학연구센터 연구원
  • 독일 막스플랑크 뇌공학연구소 인간 지각·인지 및 행동 박사
  • 독일 콘스탄츠 대학교 신경생물학 석사
  • tvN 알쓸신잡 시즌2, 어쩌다어른 등 다수 방송 출연
  • 독일과학교육부 주관 과학경연대회 ‘사이언스슬램’ 2014년 우승
  • 저서 ≪뇌 속에 또 다른 뇌가 있다≫, ≪뇌는 춤추고 싶다≫
  • ≪십대, 미래를 과학하라!≫ (공저)
살면서 가장 재미있는 것이 무엇일까요? 확실한 건 그저 생존 그 자체가 목적인 삶은 그다지 재미없어 보인다는 겁니다. 살아남는 자체가 엄청난 행운인 환경에서는 재미를 생각할 겨를도 없었겠지요. 재미는 생존이 걸려 있지 않고 보다 편안하게 다양한 삶의 옵션들을 고려할 수 있을 때 찾아지는 것이 아닐까요?
뇌의 입장에서 재미(Fun)는 단순한 쾌락(Pleasure), 또는 행복(Happiness)이라고 부르는 상태와는 또 다른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쾌락이나 행복은 가장 동물적이고 원초적인 두 가지, 먹이와 짝짓기에 관련된 자극에서 주로 느끼게 되는데 이것들은 생존과 직결되는 자극들이기에 이를 얻었을 때 뇌의 보상중추에서 도파민을 분비하지요. 반면, 재미는 먹이나 짝짓기 같은 원초적인 자극과 상관없는 무엇인가에서 느끼기도 하지요. 누군가는 탐미와 몰입과 창조에서, 누군가는 모험과 정복과 지배에서 재미를 찾습니다. 우리를 유혹하는 것들은 사람마다 다르지요. 그래서 재미를 느끼는 포인트는 보다 복합적으로 조절됩니다.
재미는 무엇보다 놀이(Play)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네덜란드의 역사학자이자 문화학자인 요한 호이징가(Johan Huizinga)는 1938년도에 쓴 그의 책에서 “호모 루덴스 Homo Ludens”라는 용어를 사용해 인간은 본질적으로 유희를 즐기는, 놀이하는 존재라고 정의했지요.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자아실현과 실존을 확인할 수 있는 순간이 놀이를 즐길 때라고 했습니다. 이 사상을 이어받아 놀이를 인생의 화두로 더 깊이 연구한 사회학자는 프랑스의 로제 카이와(Roger Caillois)였습니다. 1961년에 쓴 그의 책 ≪놀이와 인간≫에서 그는 놀이가 아무런 금전적, 육체적 이득이 없이도 누군가를 몰입하게 하는, 비일상적이며 심각하지 않은, 자유로운 행위라고 정의하지요. 놀이는 재미 자체가 목적인 행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카이와는 놀이의 기본이 되는 패턴의 행동들을 크게 네 가지로 분류합니다. 이 네 가지 분류는 무엇이 우리에게 재미를 느끼게 하는가를 정의하는 시도로도 볼 수 있습니다. 첫째, 누군가는 이기고 지는 경쟁과 투쟁이 놀이를 달아오르게 만들고(agon), 둘째, 주사위를 던지듯이 결과를 알 수 없는 확률의 불확실성이 놀이를 흥미진진하게 만들고(alea), 셋째, 서로가 어울리며 다른 이를 모방하거나 또 다른 페르소나를 연기하는 등의 롤플레이가 놀이를 즐겁게 하고(mimicry), 넷째, 귀신의 집에 들어가던지 놀이공원에서 거꾸로 매달리는 놀이기구를 탈 때처럼 갑자기 겪는 충격이나 현기증 등의 난관이 더 놀이에 몰입하게 만든다(ilinx)라고 합니다.
흥미롭게도 놀이의 네 가지 패턴은 뇌가 느끼는 재미의 요소들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오디션처럼 다른 이들과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뇌는 다량의 스트레스 호르몬을 분비하고 두려움과 불안을 느끼지만, 대신에 이겼을 때는 엄청난 양의 보상 호르몬이 분비됩니다. 보상회로에서 분비되는 도파민의 양은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확률이 더 불확실할 때 많아집니다. 불확실성이 높을수록 짜릿함이 더 커지는 거죠. 여러 다른 사람들과 행동을 함께 할 때는 섬엽과 거울세포를 아우르는 뇌의 공감 네트워크가 활성화되고, 선을 넘는 위험을 겪을 때도 편도체가 활성화되고 교감신경이 자극되며 테스토스테론이 분비되는 등 뇌가 강하게 반응합니다. 놀이의 기본이 되는 패턴들이 뇌를 유혹하거나 빠져들게 하는 장치기도 한 거죠.
미래에는 어떠한 새로운 것들을 재미있다고 느낄까요? 2020년에 전 세계 게이머의 인구는 이미 27억 명을 넘었습니다. 그리고 게임과 현실이 더 이상 구분이 가지 않는 메타버스의 세상이 코앞에 와 있습니다. 앞으로는 더 재미있는 놀이를 디자인하고 상상해내는 능력이 더더욱 중요해질 것 같습니다. 어떠한 미래가 올지 그것을 함께 탐험하고 만들어가는 일이 정말 재미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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