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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은 방송작가

드라마 - 끝나지 않는 ing

내일은 방송작가

드라마 - 끝나지 않는 ing

유민정 프로필

유민정

  • 협회부설교육원 창작반 교육생
  • 2014 한일장신대학교 창작 뮤지컬 ‘서서평’ 대본
  • 2018 아토피 예방 교육연극 ‘아리의 일기’
  • 2019 천식 교육연극 ‘씩씩 쌕쌕 너는 누구야’
유민정 프로필

유민정

  • 협회부설교육원 창작반 교육생
  • 2014 한일장신대학교 창작 뮤지컬 ‘서서평’ 대본
  • 2018 아토피 예방 교육연극 ‘아리의 일기’
  • 2019 천식 교육연극 ‘씩씩 쌕쌕 너는 누구야’
세헤라자데와 히키코모리, 드라마로 통하다
시작은 단순했다. 어린 시절, 이야기를 상상해 남에게 들려주는 것을 좋아했다. 예를 들어 의 마지막 코너는 ‘아라비안나이트’란 인형극이었는데, 그 끝은 언제나 세헤라자데의 “이 이야기의 다음은 내일 들려드리지요”란 멘트였다. 이미 지각인 학교로 달려가며 했던 ‘다음은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은 상상으로 발전해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냈고,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들려주면 재밌다며 그 다음을 재촉하는 친구들이 늘어났다. 이야기를 만들고 타인과 공유하는 것의 재미를 느낀 첫 순간이었다.
그러나 이런 생각에서 드라마 작가의 꿈을 가지기까진 꽤 긴 시간이 걸렸다. 앞의 초등학생이 질풍노도의 사춘기를 지나 히키코모리가 되어버린 것이다. 20대 초반 약 5년 여간 집에 틀어박힌 채 하루 종일 TV만 보던 시간들. 말 그대로 현실 도피였다. 드라마는 현실 도피에 최적화된 장르였다. TV만 틀면 쉽게 접근이 가능했고 나랑은 상관없는 일들이 펼쳐지는 세상이었다. 드라마를 보다 보면 그 속에 몰입한 자신이 있었고 다음이 궁금해 내일을, 다음 주를 기다리는 시간이 늘어났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드라마 속 주인공의 대사가 무언가를 관통한 듯 커다란 충격을 줬던 것을 기억한다. 사랑에 상처를 받은 주인공이 상상 속 아버지와 술을 마시며 ‘내 심장이 딱딱해졌으면 좋겠다’고 말을 하는 순간, 타인과 내가 비슷한 감정을 공유할 수 있구나 하는 걸 느낀 것이다. 누군가가 알아준다는 것. 누군가와 연결된다는 것. 닫힌 마음을 드라마가 너무나도 손쉽게 열어준 순간이며, 타인에게 이야기를 전달코자 하는 꿈을 준 순간이었다.
작가 지망생 시작과 동시에 닥친 두 가지 위기 – 생계와 ‘내 글 구려 병’
작가 지망생 시작과 동시에 닥친 두 가지 위기
– 생계와 ‘내 글 구려 병’
자기소개를 할 때 ‘교육연극 쪽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고, 드라마 작가 지망생이다’라고 가감 없이 말을 한다. 그러면 그것을 들은 사람들 대부분의 반응은 1. 연극? 멋있다. 2. 프리랜서라 좋겠다. 3. 드라마 작가 지망생? 힘내! 라는 약 세 가지 반응으로 나뉘곤 한다. 하지만 그 안에 내포된 서브 텍스트는 비교적 비슷하다. 연극+프리랜서+작가 지망생=‘쟤 어쩌냐’ 임을. 이뿐 아니라 글쓰기를 업으로 삼으려는 지망생들에겐 치명적인 불치병도 존재한다. 바로 ‘내 글 구려 병’이다. 말 그대로 내가 무엇을 생각하고 무엇을 쓰건 모든 것이 별로이고 구리게 느껴지는 상황을 뜻하는데, 나의 경우엔 슬프게도 드라마를 쓰겠다는 결심과 함께 들어간 작가교육원 기초반에서부터 발병되어 현재도 투병 중이다. 치료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내가 어떤 것을 하고 싶어 했는지, 끊임없는 마인드 컨트롤을 통해 원 목표를 찾는 것이다. 그러나 머리론 알겠는데 마음으론 모르겠다고 외치는 나날들은 여전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 작가란 꿈을 포기하지 않고 글을 쓰는 이유는 간단하다. 드라마를 쓸 때, 재미있고 즐거우니까. 드라마를 통해 위안을 받고 공감할 수 있었던 감정들을 타인과 공유하고 싶기에.
Feeling+Meaning=끝나지 않는 ing
처음 드라마를 쓰겠다는 열정이 넘칠 땐 정말 재밌고 아무도 생각 못 했던 것을 쓰고 싶었고, Feeling과 Meaning 둘 다 완벽한 글을 자신했다. 시간이 흐른 지금, 나는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이 뼈에 사무친다. 그렇다면 아예 새로운 것을 못 쓰니 이 꿈을 접어야 할까? 그 질문의 대답은 no다.
식상함 속에서도 새로운 것들은 태어난다. 드라마 작가를 지망하는 후발주자로서 할 수 있는 것은 기존 원형과 더불어 새로움을 찾는 것. 그걸 위해 필요한 건 작품을 통해 작가가 무엇을 이야기하고자 하는지, 남들보다 몇 번 더 생각하는 것 아닐까. 생각을 거듭하다 보면 결국 내 작품 속에서 기존의 안정감은 살되 신선함이 매력인 이야기들을 창조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그런 작품을 쓰는 것이 향후 목표이다.
그렇기에 오늘도 나는 드라마를 보고 생각하고 쓴다. 드라마를 통해 과거 내가 받았던 공감과 위안이 전해지는 순간을 만들고 싶다는 마음이 분명하기에. 앞으로도 드라마를 쓰는 것은 끝나지 않는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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